원활한 수유를 위해서 식사를 제대로 챙겨야 했다.
2일차 아침에 식사가 준비됐다는 알림에
병실의 보호자들이 일제히 우르르 나가서 트레이를 가져왔다.
아직 이 곳의 시스템을 모르니 일단 젤리에게 내 것을 받아오길 부탁했는데,
내 것은 없다는 것이다.
???
굶으라는 것인가?
출산한 직후에???
알고보니 식사는 직원이 돌아다니며 주문을 받았는데,
첫날 밤에 회복실에 들어간 나는 당연히 2일차 아침에 뭐가 있을리가 없다.
또, 아침은 메뉴가 나오는것이 아니라 카페테리아 같은곳에 우유,씨리얼, 바나나 등이 준비되어있고 알아서 가져가는 시스템이란다.
(아니 그럼 보호자없는 환자는 어떻게 챙겨먹으라는 것이냐 ....)
그런데 이 마저도 다 가져가고 없어서 젤리가 아무음식이 없다고 돌아왔던 것이다.
황당했던 나는, 간호사가 체크하러 왔을 때 이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음식을 받을 수 없는지 요청했다.
다행히 토스트와 과일을 갖다주어 아침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내일 아침에는 젤리에게 빨리가서 가져오길 당부해야겠다 다짐했다.
하반신 마취가 풀리고 내가 걷기 시작하면 직접 가져오는게 속편할 것 같았기에 빨리 마취가 풀렸으면 했다.
(이제와서 돌이켜보면, 강력한 진통제를 맞고있는줄 모르고 아주 용감한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하반신 마취는 오래갔다. 2일차 오후가 지나서였을까? 2일차 하루 꼬박 걸렸을까?
드디어 하반신 마취가 풀리고 움직일 수 있게되었다.
침대위에서 발만 까딱까딱이지만 그마저도 어디냐 했다.
병실이 어마무시하게 더웠기에 몸을 뒤척이지도 못하고 땀으로 샤워한채 첫째날을 보냈기에 몸을 뒤집고 싶었다.
간호사가 카테터 제거를 위해 침대에서 내려와 서볼 수 있겠냐고 했다. (카테터를 하고있는지도 몰랐던 나는 화장실 가고싶으면 어쩌지 싶었는데, 너무 피곤하고 잠이 밀려와 잠시 스쳐지나가는 생각이었다.)
하반신 마취가 풀린 나는, 생각보다 개복한 수술치고 괜찮은데? 생각하며 땅에 발을 디딘순간
오 마이 갓..
핑글- 하며 세상이 한바퀴 돌고, 내 발은 왜이렇게 지지력이 떨어진 것인지 발바닥이 공마냥 동그래서 중심을 잡기가 힘들었다. 간호사를 부여잡고, 간신히 서있는동안 카테터를 제거하는데
간호사는 다시 내게 기침을 요청했다.
복부를 절개했는데 기침이라니요 선생님.....
당황한 기색인 나와달리 간호사는 태연히 내 기침신호를 기다렸다. 어쩔수 없이 쥐어짜내 아주 작은 기침을 여러번 하며 제거를 했고, 생각만 용감했던 나는 현실을 받아들이곤 침대위에서 발만 까딱이며 쉬었다.